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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보다 비싼 화물차번호판[뉴스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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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론 작성일15-07-27 23:38 조회2,0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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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가 신규 허가한 제7홈쇼핑 ‘아임쇼핑’(공영홈쇼핑)이 개국했다. 앞서 7월 10일에는 서울과 제주의 4개 시내면세점이 관세청(청장 김낙회)으로부터 신규 허가를 취득했다. 홈쇼핑과 시내면세점의 공통점은 구입한 상품을 소비자까지 인도하는 데 있어 화물차를 통한 운송이 필수적이란 것. 상품을 주문받은 직후 물류창고에서 가정(홈쇼핑)이나 면세품 인도장(시내면세점)까지 실어날라야 한다. 5개사가 시장에 신규 진입했으니, 물건을 실어나를 화물차량 수요 역시 급증할 것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홈쇼핑이나 시내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실어나를 화물차 증차(增車)는 꽁꽁 묶여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유일호)가 화물차 증차를 틀어막고 있다. 특히 홈쇼핑 등 유통채널 증가로 물량이 늘어나 택배차량 증차가 필요해 보이는 올해도 화물차 증차 계획은 없다. “택배시장 급성장으로 인한 차량 부족문제 해소를 위해 2013년과 2014년 총 2만1000대의 증차를 해서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한쪽(미래부·관세청)은 신규 유통채널 허가를 내주고, 한쪽(국토부)은 이에 필요한 화물차 허가는 안 내주는 엇박자를 내는 셈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진 올해는 엇박자가 더 심하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물동량 증가세는 전년 대비 12%에 달한다. 연평균 성장률 7~8%에 비해서도 4%포인트나 더 늘어났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배명순 사무국장은 주간조선에 “원래 경기가 침체되면 싼 물건을 찾아서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면서 물동량은 더 늘어난다”고 했다.

실제 메르스 사태 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온라인몰을 통한 배송주문 역시 각각 51.9%, 61.8%, 37.5%씩 급증했다. 지난 2003년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알리바바 등 온라인 상거래가 급증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물동량이 늘어나면 화물차도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토부의 철지난 ‘화물차 허가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부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 이베이 등을 통한 해외직접구매 등 상거래 패턴의 혁명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10여년 전인 2004년 만든 ‘화물차 허가제’를 고수하고 있다. 화물차 허가제는 급변하는 시장과 괴리되면서 관련 산업의 심각한 수요공급(수급) 불일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 중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는 산업인 온라인상거래 및 택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업용 화물차가 실제 수요에 비해 과소공급되고 있다”는 것은 국토부도 일부 인정하고 있다. 국토부 측은 “2014년 말 기준 영업용 화물자동차 대수는 약 43만여대로 적정공급 대비 1.4% 과소공급(약 6000여대) 상태이나 시장 내 자율적 수급조절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화물차를 택배차량으로 좁히면 문제가 달라진다. 대략 수급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전체 화물차와 달리 택배차량은 절대 부족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운행 중인 택배차량은 전체 영업용 화물차(약 43만대)의 10분의 1 수준인 약 4만5000여대. 하지만 이 중 8000여대는 현행법상 택배영업이 불법인 흰색 번호판을 부착한 ‘자가용 화물차’들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측에 따르면, 연말쯤이면 물동량 증가로 자가용 택배차가 4000~5000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성장세가 가파른 택배차량을 일반 화물차와 통틀어 묶어놓는 통에 심각한 왜곡이 생기는 셈이다.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택배차량은 대개 1~2.5t 규모의 트럭들로, 11t 이상의 일반 화물차와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처음부터 ‘화물차 허가제’를 고수했던 것은 아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화물차는 등록제로 운영됐다. 화물차 면허를 취득하고 등록만 하면 누구나 화물차 운송업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등록제가 돌연 허가제로 바뀐 것은 노무현 정부때인 2003년 화물연대 파업 직후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로 집단운송거부에 나선 화물연대의 실력행사에 굴복한 것.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직후 명예퇴직한 사람들이 운전면허증을 들고 화물운송시장에 유입되면서 공급이 급속히 늘었다”고 했다. 결국 당시 노무현 정부는 이에 굴복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 화물차 등록제를 ‘화물차 허가제’로 변경했다. 기존 화물차주들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신규 진입자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한 것이다.

이후 국토부는 정부가 정한 범위 내에서만 허가를 해줬다. 시장의 자동수급조절 기능이 아닌 국토부 공무원들이 탁상에서 정해논 숫자만큼만 화물차를 신규 공급해줬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신규 진입자들의 시장 진입 역시 원천적으로 묶어 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세종시에 있는 국토부 공무원들이 시장에서 도대체 영업용 화물차가 몇 대 필요한지, 다른 형태의 화물차는 몇 대가 필요한지 사실상 정확히 파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속출한다.

실제 화물차는 종류별로 심각한 수요공급 불일치를 보인다. 일례로 넘쳐나는 용달차와 달리 견인형 특수차(컨테이너 트럭), 탱크로리 등은 적정공급에 비해 10% 이상 부족한 상태다. 이런 공급부족 상황은 사업용 화물차에 따라붙는 소위 ‘번호판 프리미엄’으로 반영된다. ‘화물차 프리미엄’은 5t 미만 1200만~1300만원, 5t 이상은 1700만~2500만원, 견인용 트랙터 등은 약 3500만원에 달한다. 허가제로 인해 공급이 제한되면서 번호판의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시장원리가 정확히 작동하는 것이다.

이 같은 값비싼 번호판 프리미엄은 화물차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익명을 요구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1t 택배트럭 가격이 탑차까지 붙이면 1600만원 정도 나오는데, 용달 화물차 번호판 프리미엄만 1700만원에서 2000만원”이라며 “세상에 번호판 값이 트럭 값보다 비싼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택배업계에는 제도권 내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 등 생계형 종사자가 많다”며 “번호판 값 비용부담 때문에 근로의욕이 있는 사람들이 시장 진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 측은 “물동량이 늘어나면 ‘P(프리미엄)’를 주고서라도 사야지, 택배업계 측에서 손쉬운 자가용 화물차만 늘린 뒤 증차를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는 대책이 있다’는 뜻의 ‘상유정책, 하유대책(上有政策 下有對策)’이란 말처럼 각종 기발한 불법증차 역시 늘고 있다. 관할 허가 관청 공무원을 매수하거나, 문서위조 등을 통해 화물차를 증차하는 것은 기본이다. 증차가 허용되는 청소차 등 특수용도형 화물차로 일단 허가를 받은 뒤, 이를 불법으로 구조변경해 운행하는 경우도 많다. 대신 차량 정기점검 때는 본래 상태로 바꾸어 검사를 통과하는 식이다.

심지어 화물차 번호판을 분실신고한 뒤 새 번호판을 발급받는 방법도 있다. 이후 새 번호판이 나오면 분실신고를 취소하고, 헌 번호판과 새 번호판을 각각의 화물차에 부착해 다니는 등의 방법이다. 이는 지자체(번호판 재교부)와 경찰(분실신고)의 업무처리 공백을 겨냥한 민간의 기발한 ‘대책(對策)’들이다. 이로 인해 줄줄 새어나가는 유가보조금 역시 막대하다. 사업용 화물차(12t 이상 차량)에는 연평균 약 1000만원의 유가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를 통해 상당수 운송사업자와 화물차주들이 부지불식간에 ‘범법자’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 운행 중인 4만5000여대 택배차량 중 8000여대는 자가용 택배트럭이다. 현행법 아래서는 흰색 번호판을 단 자가용 화물차가 돈을 받고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면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이를 엄격히 단속할 경우 사실상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마비된다. 정부도 이를 알기에 사실상 단속을 못하는 실정이다. 완전히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셈이다. 이에 택배업계에서는 ‘택배업’을 별도로 만들자고 하지만, 다른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택배업’이란 말 자체가 없어 국토부에서는 이를 ‘집화·분류·배송 형태 운송사업 관련 업무’라고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컨테이너트럭이나 용달협회(용달차) 등 다른 업계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떠밀리다시피 단속에 나서는 실정이다. 그리고 단속에 나선 경찰은 ‘불법증차 비리’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지만, 이런 단속 자체가 필요한지가 의문이다. 사실 화물차 허가제가 아닌 화물차 등록제만 계속 유지됐으면, 아예 발생하지도 않았을 문제다. 결국 화물차 허가제로 인해 쓸데없는 행정력만 낭비하고 있는 셈.

최근에는 현행법의 허점을 노린 ‘로켓배송’과 같은 택배도 국토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업계 1위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이 들고나온 ‘로켓배송’은 영업용 화물차가 아닌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해 무료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쿠팡 측은 “포장, 인건비만 받고 배송비는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사실 물건값과 포장, 인건비에 이미 배송비가 녹아 있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지만, ‘운수사업자법’에서 규정하는 ‘유상으로 운수하는 행위’가 아니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검찰에서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 밖에 택시택배, 지하철택배 등 각종 변종 택배도 이 같은 틈새를 겨냥한 서비스다.

이에 철지난 ‘화물차 허가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이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도 10년씩 허가를 동결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8월, 택배차량 증차를 위해 허가요령을 개정하는 등 일부 개선조치를 취했지만, ‘허가제’라는 큰 틀은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택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한국통합물류협회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꾸준히 택배차량 증차와 허가제 재검토를 국토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의 배명순 사무국장은 “택배는 자동차 운전을 하고 사람만 성실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가 허가제로 번호판 값만 올려놓고 일을 하려는 사람들을 틀어막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이주열 물류산업과장은 “올해는 특수용화물차(컨테이너 차량) 등을 제외하고는 화물차 증차분이 없지만 매년 수급분석을 통해 증차를 해주고 있다”며 “허가제를 등록제로 다시 돌리는 것도 고려해 봤지만, 등록제는 경쟁격화 등으로 인해 택배업체들을 빼놓고는 택배기사들까지 모두 반대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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